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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필드/축구

이승우의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 (온두라스 평가전)

by 투필드 2018. 5. 29.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우리팀과 같은 조의 멕시코전을 대비한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은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 중인 가운데 손흥민이 처음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것과 이승우가 선발 출전하여 A매치 데뷔전을 펼친 것이 눈에 띄었다.

  

경기 결과는 일방적인 주도권을 쥔 우리팀이 2대0으로 승리했기 때문에 4-4-2 포메이션의 성과나 수비라인의 장단점을 파악하기는 어려웠지만,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의 공격 전반을 리드하고 조율하는 모습과 대표팀 막내 이승우가 깜짝 선발 출전하여 기존의 손흥민 포지션에 가까운 왼쪽 공격라인으로(엄밀히 말하자면 4-4-2 전형에서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 포진한 것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승우가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을 통과했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

이승우는 한때 바르셀로나 유스 시절 화려한 개인기와 스피드, 그리고 뛰어난 경기 감각으로 향후 메시를 대체할 자원으로까지 거론되던 유망주였지만, 시니어 무대로 진입하는 시기부터 피지컬적인 단점을 노출하며 성장이 정체됨으로써 당초의 기대감에서 다소 멀어지는듯한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이승우는 세리에A 베로나에서 최근 풀타임 선발 출장하고 있는 등 차근 차근 자신의 입지를 다져나가며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월드컵 엔트리에 선발되고 이번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선발 출전한 것은 다소 예상 밖이었다.

 

사실 이승우가 지금까지 소화해낸 포지션도 아니었고, 월드컵을 앞둔 평가전에서의 A매치 데뷔전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거의 파격에 가까운 신태용 감독의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현재 부상 중인 권창훈의 대체 역할을 염두해 둔 기용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와 달리 이번 경기에서 이승우의 플레이는 기대 이상이었다.

  

 

경기 초반 왼쪽에 배치된 이승우는 볼 키핑 후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를 하기 위해 부단히 움직이며 중앙과 측면을 파고 들면서 상대 수비라인을 교란하고 우리 공력라인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무난히 수행했는데 이것이 손흥민, 황희찬과의 연계 플레이와 연동되면서 공간을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공간이 열린 상태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손흥민의 득점도 오른쪽으로 이동한 이승우의 이와 같은 플레이에서 창출되었다.  

아마도 신태용 감독에게 이승우의 이러한 모습은 자신이 의도한대로 권창훈 대체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물론 여전히 의문부호는 남아있다.

일단 온두라스가 너무 약했다는 것도 있고, 이승우가 대표팀의 4-4-2 포메이션에 아직 완전히 적응하기에는 다소 생소한 부분도 있었으며, 이러한 상태에서 수비 가담시 상대의 빌드업을 허용하는 것은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어쨌든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펼쳐진 비중있는 평가전인 이번 온두라스전에서 잊혀질 뻔했던 이승우가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을 선보였다는 사실은 줄부상 중에 있는 대표팀에게 긍정적 효과를 더함으로써 부정적 경우의 수에 대비해야 할 신태용 감독에게 좋은 카드로 부상했음과 동시에 우리 대표팀에게 역동성을 더하는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오래 전 '함부르크의 아들'로 불리던 손흥민 역시 대표팀에서의 첫 선발 출전 당시 이와 비슷한 기대와 우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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