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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필드/축구

박항서의 베트남 스즈키컵 우승이 부러운 이유

by 투필드 2018. 12. 16.

우리가 동남아축구 생중계를 보면서 마치 우리팀의 경기를 보듯 베트남을 응원하게 될줄은 몰랐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마침내 그들이 그토록 열망하던 스즈키컵을 10년 만에 품에 안았다.

  


경기장에 운집한 4만여 베트남 축구팬들과 총리를 비롯한 베트남의 유력 인사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박항서 감독과 자랑스러운 선수들을 끌어안았다.

베트남 선수들의 우승 세레모니는 그야말로 챔피언의 환희 그 자체였다.

그리고 자국 국기와 태극기를 함께 흔들어준 베트남 팬들 덕분에 우리도 더불어 뿌듯했다.

박항서 감독의 수훈 덕분이긴 하지만, 그 이전에 축구 그 자체가 지닌 영향력은 정말 스포츠 그 이상이라는 것을 또 한번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사실 AFF 동남아시안컵인 스즈키컵(일본 기업이 스폰서임. 이전에는 타이거컵으로 불리기도 했음)은 그저 동남아시아 국가대표팀끼리 펼치는 아시아 변방 지역대회에 지나지 않는다.

동남아축구의 수준은 아직까지도 아시아권에서도 하위 레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의 축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유럽 빅리그 못지 않다.

그리고 그들에게 스즈키컵은 곧 월드컵인 것이다.

  


그래서 베트남의 스스즈키컵 우승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자신들이 목표로 한 우승컵을 들고 마음껏 우승 세레모니를 펼치는 모습과 이에 열광하고 환호하며 진정으로 기뻐하는 팬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바로 우승팀만이 누릴 수 있는 챔피언의 희열'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득 '우리 한국팀은 FIFA가 주관하는 A매치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적은 얼마만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은 FIFA가 주관하는 대회도 아닌 연령별 대표팀 경기이고, 동아시안컵은 메이저 대회가 아닌 일부 지역 대회이니 논외로 한다면 월드컵과 대륙컵인 아시안컵을 메이저 대회라고 할 수 있다.  

월드컵 우승의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요원하다.

그러나 비록 59년간 우승컵을 가져오진 못했지만, 우리가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는 것은 가능하다.(물론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해왔었지만, 월드컵 최다 본선 진출국이면서도 여전히 아시아 챔피언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어제 베트남의 우승 장면을 지켜보면서 목표를 이루어내고 환호하는 그들이 매우 부럽게 느껴지는 만큼 우리의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모티브 역시 한층 부각되고 있다. 

우리 한국팀 역시 벤투호 체제 하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정된 전력을 구축했고, 아시안게임 우승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 보여준 투지와 열정도 우리에게는 강력한 동기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한국팀도 베트남처럼 우리가 목표로 하는 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쁨을 누려봤으면 한다.

그 목표는 바로 아시아 최강팀으로서 대륙컵 챔피언 자리에 오르는 아시안컵 우승이다.

그래서 20일 밖에 남지 않은 2019 아시안컵에서 우리 한국팀의 우승에 대한 목표는 더 이상 열망과 간절함이 아닌 이를 뛰어넘는 당위성의 문제이다..

  

(관련글) 베트남 축구의 정신력과 축구팬들의 순수한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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