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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필드/축구

한국축구 독일전 승리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 (2018 러시아월드컵)

by 투필드 2018. 6. 29.

2018 러시아월드컵 카잔의 기적..

월드컵 역사상 최대 이변을 연출한 우리 한국팀의 독일전 승리에 대한 여운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렬하다.

오히려 16강 진출 좌절에 대한 아쉬움을 단 한 번에 일소할 만큼 매우 값진 승리였기 때문이다. 

 

   

아마도 세계 1위 디펜딩 챔피언이자 역대 최강이라는 독일에게 한국이 이길 것이란 예상을 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어느 배팅 사이트는 한국이 절실히 원하는 2대0 승리보다 독일의 7대0 대승이 훨씬 더 현실적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등..   

경기 전에는 한국팀의 열망과 한국팬들의 기대감을 조소하는 듯한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경기 직후 조롱의 대상은 오히려 독일이 되고 말았다.

누구든 이러한 결과를 과연 상상이나 했을까?    

실로 우리에게는 기적이고, 독일에게는 충격이며, 세계 축구사에는 기억될만한 이변이다.   

당연히 한국의 독일전 2대0 승리에 대한 관련 보도와 기사는 이미 넘쳐나고 있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부연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관점에서 한국팀의 독일전 승리에 대한 진정한 가치와 의미에 대해 돌아본 단상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번 독일전은 단순히 이기기 힘든 버거운 상대를 완파했다는 희열감에 국한되지 않는다.

축구 최고의 메이저 대회인 월드컵 무대에서 최상의 전력을 갖추고 싸워도 버겁고 힘든 상대인 독일을 최악의 상태와 불안한 상황을 극복하고 승리해내는 기적을 이루었기 때문에 과거 몇 차례 강팀을 꺾었던 그 짜릿했던 기억과는 사뭇 차원이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번 독일전 승리에 대해 차별화 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할만한 요인이 되는 사항들을 간단히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물론 개인적인 관점이다)

  

- 월드컵 시작 전부터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지 못했다.

- 평가전에서의 부진한 모습에 대표팀은 이미 많은 질책과 비난을 받고 위축된 상태였다.

- 스웨덴, 멕시코에게 연패를 당해 전의가 상실된 상태였다

- 월드컵 본선 첫 경기부터 박주호 부상에 이어 기성용까지 부상으로 전력이 이탈 된 상태였다.

- 이미 국내 비판 여론이 빗발치는 상황이었다.

- 선수들은 일부 안티팬들은 도를 넘은 집요하고도 지나친 비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 멕시코에게 일격을 당한 독일도 한국전에 전력을 다하고자 했다.

- 한국팀은 스웨덴, 멕시코전과는 확연히 다른 자신감과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 독일은 아시아팀에게 패하여 처음으로 조별예선 최하위로 탈락하게 된 이번 참사를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 이번 경기는 월트컵 역사상 최대 이변 Top3에 꼽혔다.

 

바로 이러한 악재들을 딛고 세계 최강 독일을 꺾었다는 점과 세계가 주목할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이번 독일전 승리는 더욱 각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축구는 전 세계적인 스포츠다.

규모와 흥행, 그리고 관심과 인기면에서 올림픽을 압도한다.

축구가 단일 종목이긴 하지만, 바로 이러한 측면 때문에 어느 나라든 축구를 결코 소홀히 여길 수 없는 이유이다.

 


  

하지만 우리는 비록 월드컵 무대의 단골이긴 하지만, 아직 강팀이 아니다.

그래서 월드컵은 우리에게는 여전히 결연히 도전해야 하며, 한없이 지지하고 응원해야 하는 무대이다.

2라운드 토너먼트 진출을 너무 당연시 하는 것 자체가 여전히 시기상조이다.

물론 지더라도 그 경기 내용 자체를 중요시 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어쨌거나 최선을 다 한 선수들이 부정적인 결과 때문에 마치 죄인처럼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되내이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면 이내 안쓰럽게 느껴진다.

  

독일팬들도 한국에게 완파당하고 멘붕에 빠졌다.

중계방송 중에 포착된 독일 관중들의 절규와 흐느낌은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결과에 더욱 절망하고 자신의 팀을 한껏 비판할만한 자격이 적어도 우리보다는 충분하다.

국내리그인 K리그는 수준이 낮다고 외면하고 오직 국가대표팀 경기에만 열광하고 절망하는 우리와 달리 그들에게 축구는 그 자체가 곧 생활이기 때문이다.

  

월드컵 본선은 커녕 최종예선 근처에도 오르지 못하는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국가들도 자신들의 리그, 자신들의 팀에 열광한다.

집요한 비난 이전에 무엇보다 축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중요하다.

그러한 토양 위에 더 많은 제 2의 손흥민이 나올 수 있고, 더 많은 카잔의 기적이 연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번 독일전 승리의 가치는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고 한국축구의 희망을 보았다는 것이고,,

이번 쾌거의 의미라면,, 우리 대표팀이 이번 독일전 승리의 자산을 간직하며, 앞으로 월드컵 무대에서 계속 선전하길 바란다면 협회와 선수, 감독,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팬들 자신들의 솔직한 모습은 과연 어떠한지 냉정하게 돌아보고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앞으로도 독일과 같은 강팀들을 꺾고 16강, 8강, 그 이상의 결과를 얻어내길 바란다면..

영광스러웠던 2002년의 '히딩크의 유산'이 어느덧 덧없이 흐지부지 사라져 버린 것처럼,,

이번 독일전 승리의 기억이 부여한 '경험의 자산'도 그저 시간의 언저리로 묻혀 방치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어쩌면 바로 이 부분이 이번 '독일전 승리의 가치와 의미', 즉 '카잔의 기적이 전하는 숨겨진 메세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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