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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필드/해외축구

[도르트문트의 지동원 영입 이유] 지동원·가가와, 도르트문트와 얽힌 엇갈린 운명

by 투필드 2014. 1. 22.

지동원과 가가와 신지, 도르트문트와 얽힌 엇갈린 운명

- 도르트문트는 왜 가가와 신지의 재영입 대신 지동원을 선택했을까? -

  

  

도르트문트가 지동원을 아우크스부르크에게 잔여 시즌을 임대한뒤, 2008년까지 4년 계약으로 도르트문트로 전격 영입한 사실이 이미 발표되었습니다.

지동원은 물론 국내팬들의 입장에서도 지동원이 지긋지긋한 선덜랜드를 탈출하여 임대 이적 신화를 경험했던 아우크스부르크를 경유하여 분데스리가 명문 도르트문트로 최종 이적하는 수순을 밟게 되었다는 사실은 단순히 '다행'이라는 수준을 뛰어넘는 '이상적인 이적'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도르트문트는 한때 일본의 에이스 가가와 신지가 비약적으로 부상했던 무대가 된 소속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가와는 현재 맨유에서 인정을 받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고 지동원은 선덜랜드에서 벤치를 지키던 상태에서 전격 영입된 케이스인지라 도르트문트와 관련하여 이 두 선수의 행보가 더욱 대비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시즌 출장 횟수만 보더라도 가가와는 맨유에서 선발 14경기를 포함하여 17경기에 출전하여 지동원보다는 훨씬 많은 경기에 출장하고 있고, 도르트문트 시절 분데스리가 우승의 주역으로 맹활약 했던 커리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가가와는 현재 맨유에서 제 자리를 잡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도르트문트가 가가와를 재영입할 의지가 있고 재영입에 대한 이적료 부담을 제외한다면 당연히 지동원보다는 가가와를 적극적으로 영입할 것이란 생각을 쉽게 할 수 있지만, 도르트문트는 결국 가가와를 포기하고 한국의 유망주 류승우의 영입을 타진하더니 마침내 선덜랜드에서 벤치를 지키던 지동원을 전격 영입한 것입니다.

  

그래서 문득 떠오르는 의문점은 '도르트문트는 왜 가가와를 놔두고 지동원을 영입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개인적인 단상들을 한 번 정리해 봤습니다.

  

  

① 가가와 매리트 상실?

  

가가와가 도르트문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뮌헨과 도르트문트를 제외하고 다소 투박하고 선 굵은 축구를 구사하던 분데스리가에서 동료와의 연계플레이와 공간침투 패스에 능한 공미의 가가와는 그야말로 시기 적절한 최적의 유닛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가와의 장점은 맨유에서 전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고, 이러한 부정적인 모습이 도르트문트로 하여금 가가와에 대한 적극적인 재영입 의지를 소멸시켰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도르트문트는 부동의 스트라이커 레반도브스키의 라이벌 뮌헨 이적과 맞물려 복잡한 계산을 통한 영입을 추진해야 했던 상황도 지동원에게는 호재로 작용한듯 보입니다.

  

그리고 한국 선수 중에서 가가와 대체자만을 염두해 두고 영입하고자 했다면, 그것은 차라리 장기적인 관점에서 류승우가 오히려 더 적격이었을지도 모르며, 결과적으로 도르트문트 입장에서 이러한 영입은 이미 류승우에 대한 영입 실패 한 번으로 충분했을 것입니다.

  

② 지동원의 멀티능력과 분데스리가 무대 검증 이력

  

도르트문트 단장의 언급에서 알 수 있듯이 지동원은 최전방, 공미, 레프트 윙어 등.. 어느 공격포지션이든 모두 소화해낼 수 있는 자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동원의 멀티포지션 능력은 상대 문전에서부터의 수비가담력까지 포함하여 이미 지난 시즌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시절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이미 검증을 마친 바 있습니다.

  

물론 지동원의 이러한 장점은 오히려 지동원이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는데 장애 요인이 되기도 했지만, 도르트문트라면 이러한 지동원의 장점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③ 클롭감독과 한국 선수

  

클롭감독은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많은 감독이기도 합니다.

마인츠 사령탑 시절이던 2006년에는 차두리를 지도하기도 했고, 2008/09시즌 도르트문트 감독 당시에는 이영표를 데려오기도 했습니다. 

  

또한 클롭감독은 유망주를 특급선수로 길러내는데 정평이 나 있죠.

마리오 괴체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시 3,700만 유로를, 가가와 신지의 맨유 이적시 1,600만유로의 이적료를 받았습니다.

  

지동원을 도르트문트가 영입하는 이유는 현재 도르트문트의 원톱 공격수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7월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라는 관측도 있지만, 유망한 선수를 고액의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선수로 길러내는 능력도 탁월하다는 부분도 다른 팀에 비해 자신있는 영입을 추진할 수 있는 요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④ 유리하게 계산된 지동원의 이적료

  

유망주를 특급선수로 성장시켜 팀의 경기력 제고와 장기적으로 재정적인 부분의 향상을 도모하려면 영입 선수에 대한 이적료 손익계산이 최초 영입 단계에서부터 맞아 떨어져야 할 것입니다.

바로 이런 측면 역시 도르트문트가 지동원을 가장 최적화 된 케이스로 여긴 것 같습니다.

  

지동원이 도르트문트로 직행하지 않고 아우크스부르크를 거치게 된 이유도 선덜랜드와 맺은 계약이 6월까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선덜랜드는 2011년 6월 이적료 200만파운드(약 34억원)에 3년 계약으로 전남의 지동원을 영입했지만, 이번 겨울 이적 시장이 아니면 지동원에 대한 이적료를 한 푼도 챙기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기 영입을 원하는 아우크스부르크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던 것이죠. 

(슈테판 로이터 아우크스부르크 단장은 "지동원을 6개월 동안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제한된 계약 기간에도 지동원을 다시 영입한 이유는 그가 팀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 없는 검증된 선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도르트문트는 이러한 부분을 최대한 활용하여 선수의 리그 적응과 이적료 절감에 대한 부분을 챙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지동원의 이적료를 약 250만유로(약 37억원)로 추정하지만, 지동원은 7월이면 FA자유계약 신분이 되기 때문에 실제 이적료는 훨씬 낮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시즌 지동원 영입을 위해 이적료 500만유로를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진 도르트문트는 이번 기회로 당초보다도 훨씬 적은 금액으로 지동원을 데려올 수 있게 된 것이죠.

  

     

   

이상으로 '도르트문트가 지동원을 영입하려는 이유'와 '지동원·가가와 신지의 도르트문트와 얽힌 엇갈린 운명'에 대한 짤막한 단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동원이 꿀벌군단 도르트문트에서도 지난 시즌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펼쳤던 플레이 이상의 활약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일 지동원이 다시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연착륙하게 된다면,,

라이벌 일본의 에이스 혼다와 가가와가 주춤하는 사이(현재 AC밀란으로 이적한 혼다에 대한 평가는 하루하루 극과 극을 달리며 오락가락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지동원-손흥민으로 이어지는 분데스리가 출신의 강력한 멀티 공격자원을 보유하게 될 것입니다.

이정도면 굳이 박주영이 없어도 아시아 최강의 공격진을 구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손흥민과 지동원...

도르트문트의 천적 레버쿠젠과의 코리안 더비도 기대되는군요.

모쪼록 분데스리가 빅클럽 무대에서 크게 성장한 지동원의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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