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 필드/해외축구

[일본_그리스] 스키타카의 몰락과 일본축구의 한계

by 투필드 2014. 6. 21.

[일본vs그리스] 티키타카와 함께 몰락한 일본의 스키타카

  

  

브라질월드컵 조 조별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각각 1패를 안고 있는 일본과 그리스가 격돌했으나 결과는 0대0 무승부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물론 더욱 아쉬운 쪽은 바로 일본일 것입니다. 10명의 그리스를 상대로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한 채, 당초 의기양양하게 외쳤던 4강 진입은 커녕 예선 탈락의 위기에 빠져들었기 때문이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적어도 우리와 일본이 월드컵 본선에서 동반 출전한 경우에는 다소 복잡한 심경이 됩니다. 사실 솔직한 감정은 우리만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지만,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과 관련하여 아시아 쿼터에 영향을 미칠까봐 우리는 물론 다른 아시아팀도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두길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더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것을 전제했을 때입니다만)

  

하지만 평가전에서 승승장구 했던 일본은 화려한 스키타카를 구사하며 경기를 지배했어도 고작 10명이 버틴 노쇠한 그리스의 골문을 결국 열지 못했습니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던 일본은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강호 벨기에를 3-2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A매치 5연승을 질주하며 그야말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기세였습니다.

조편성까지 만만한 상태였으니까요. 사실 콜롬비아를 제외하고 못이길 팀이 없어 보였거든요.


일본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장기적인 투자를 불사하며 축구대표팀을 키워왔습니다.  

국가브랜드 제고에 있어서 축구의 무시못할 영향력을 감지한데다 한국의 큰 무대 성적을 의식한 것도 크게 작용했죠.

  

  

일본은 빠른 스피드와 강한 압박을 내세운 한국과 달리 짧고 정확한 패스에 테크닉을 가미한 남미식 축구를 선택했는데 아무튼 결과적으로 국제 무대에서 괄목한 만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자케로니 감독을 영입하며 유럽스타일의 스피드까지 가미하면서 빠르고 쉴새 없는 패스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스페인의 '티키타카' 축구를 모방하여 일명 '스시타카'라는 자화자찬식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일본 언론까지 가세하여 체격 조건이 뛰어나지 않은 일본 선수들에게 패스 축구는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이라는 찬사를 보냈고 일본의 이러한 전형은 어느덧 아시아를 주름잡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팀과 경기를 해도 자신의 팀컬러를 구사할 수 있는 유일한 아시아 팀으로 여겨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우리도 세계 축구 조류에 따라 패스축구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고 실제로 조광래감독의 일명 '만화축구'라는 한국형 패싱축구가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적용되어 분명 일정 부분 효과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의 일본은 무기력했습니다. 물론 전매특허인 패스축구로 볼점유율은 여전히 높았지만 결정적인 마무리는 물론 틀에 박힌 전형적 연출 외의 창의적인 축구는 찾아볼 수 없었죠.

일본이 지향했던 효율성 축구가 일순간 비효율적인 축구로 전락한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를 얼핏 보자면 디펜딩챔피언 스페인의 티키타카 몰락과 그 궤를 같이 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보다도 일본축구가 지닌 근본적이며 치명적인 약점에서 기인된 부분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일본은 공을 화려하고 예쁘게 찰 수는 있지만, 터프하고 창의적인 팀플레이를 창출해내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창의적인 플레이로 보이던 티키타카가 일본의 스키타카로 이식되는 과정에서 전형적인 부분은 강화되었을지는 모르지만, 축구의 본질인 전쟁과도 같은 강력한 투쟁력과 임기응변적인 팀플레이는 오히려 부족했습니다. 

패싱축구 일변도 지향으로 간과된 피지컬 능력은 차체하고,, 결론적으로 일본이 교과서적인 메뉴얼에는 강할지 모르지만, 팀스피릿과 각개전투 능력은 다소 부족했던 셈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