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3팀 ACL 16강 진출, 그러나 험난한 도전의 시작
AFC의 바뀐 규정에 따라 강팀들이 몰려있는 동아시아 팀들끼리 치러진 2014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했습니다.
다행히 포항, 전북, FC서울이 16강행을 이루어냈으나 2012 시즌 ACL 챔피언이면서 지난해 포항과 리그 우승을 다투던 울산이 일본 원정에서 가와사키와의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완패하여 탈락을 한 것은 다소 충격적입니다.
사실 이번 ACL 조편성 중에서 가장 무난한 조에 속해 16강 진출을 낙관했던 '철퇴축구'의 울산이 탈락한 것은 최근 울산의 경기력 저하와 결코 무관하지 않은데, 심판 판정과 체력적인 문제를 논하기 이전에 조민국 감독의 부적절한 선수교체와 전술 운용상의 실패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3차전까지 2승 1무로 초반 흐름이 좋았었는데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되던 귀이저우와의 원정 1차전에서 체력 안배를 위한다고 1.5군으로 여유를 부리다 승리를 따내지 못하더니 나중에는 로테이션 자체를 운용하지도 못한 채 결국 전반적으로 흐트러진 팀 운용의 결과를 낳게 된 것 같습니다.
이는 전북과 포항이 일부 체력 저하 선수들을 과감하게 경기에 제외시키면서 다음 경기를 대비하게 하는 등의 장기 전략을 구사한 것과 대비되는 부분입니다.
솔직히 프로팀 감독직을 처음 수행하는 조민국 감독이 K리그클래식과 ACL의 빡빡한 일정에 따른 전반적인 팀 운용상의 미숙함을 드러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FC서울은 우여곡절 끝에 16강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리그 성적이 아직 바닥권인데다 울산을 꺾은 가와사키와 16강전을 치르게 되어 방심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다행이 최근 윤주태라는 새로운 자원이 발굴되고 ACL 무대에서는 8강 이상의 성적을 꾸준히 거둬왔던 관록에 기대를 걸어 봅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전북과 포항이 16강전에서 격돌한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K리그클래식 우승팀 포항과 ACL 우승을 위해 더블스쿼드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전북이 ACL 2라운드 첫 번째 상대로 만났다는 것은 가장 기대를 걸었던 팀 중에 하나는 8강에 오르지 못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큰 손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욕심 같아선 이 두 팀 중 하나가 광저우를 꺾고 결승에서 만날 중동팀 한 팀을 남겨둔 시점에서 격돌하길 바랬지만, 대진표가 우리 바램대로만 짜여질 수는 없겠죠.
결국 이 두 팀 중 하나는 8강 탈락이고, 만에 하나 최악의 경우 FC서울이 울산을 꺾은 가와사키에게 덜미를 잡힌다면 K리그 클럽은 한 팀 만이 8강에 오르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됩니다.
그래도 K리그 클럽들은 연이어 ACL 결승에 진출해온 저력이 있으므로 모쪼록 이번 시즌에는 반드시 ACL 우승컵을 K리그로 가져오길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월드컵에서의 선전과 아시안게임 우승, ACL 우승에 이어 내년 초 호주아시안컵에서의 우승으로 이어지는 한국축구의 황금기를 구축하고 K리그클래식이 아시아의 빅리그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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