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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필드/축구

한국 중국전 충격패, 팀컬러와 전술 실종이 부른 참사

by 투필드 2017. 3. 24.

우리 한국 축구대표팀이 중국에게 월드컵 최종예선전에서 1대0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중국 원정 경기였고, 주력 자원들의 상태가 좋지 못했던 점, 그리고 일명 '사드 매치'로 불릴만큼 부담이 큰 원정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중국에서의 첫 원정 패배는 월드컵 본선행을 가늠하는 최종예선 2라운드 첫 경기(조별 리그 6차전)라는 의미를 지닌 이번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했을 때 적지 않은 충격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이번 중국전의 패인으로는 여러 가지 요인을 들 수 있겠지만, 이번 창사에서의 무기력한 참사는 대표팀 팀컬러와 상대에 따른 디테일 한 전술의 실종이 불러온 예고된 패배였다.

 

팀컬러와 전술에 대한 실패를 이야기 하기 전에,, 잠깐 지난 호주 아시안컵 당시를 기억하는가?

그때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아주 오랜만에 아시안컵 결승전 올라 홈팀 호주와 맞붙었다.  

아쉽게 2대1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홍명호의 브라질 월드컵 참패로 가라앉았던 우리 대표팀은 재기에 성공하며, 슈틸리케 감독의 말처럼 '우리 선수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팬들에게 히딩크 감독 이래 가장 사랑받는 외국인 감독으로 여겨졌다.

 

당시 국내외 언론들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팀컬러와 전술 컨셉을 두고 '늪축구'라고 불렀다.

유연한 전술 변화와 파격적인 포지션 운용을 전제로 효율적이며 절제된 역습축구를 구사했었기 대문이다.

아시아의 강팀들은 이와 같은 한국의 새로운 면모와 전형에 속된 표현으로 '한국을 상대로 푸닥거리다가 제풀에 자멸했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대표팀에게는 호주 아시안컵 당시의 팀컬러와 전술적 유연함은 찾아볼 수가 없다.

중국 현지 기자가 이번 한중전 경기를 두고 슈틸리케의 전술은 자신의 눈에도 확연히 드러나 보인다고 이야기 할 정도였다.

게다가 세밀하고 날카로운 공격 전개는 고사하고, 잦은 실수는 물론 상대의 역습과 세트피스 한 방에 무너지는 수비라인의 허술한 조직력은 근래에 있었던 월드컵 예선 중에서 가장 많은 실점을 허용하고 있을 정도로 참담하기만 하다. 

  

최하위였던 중국이 이번 최종예선에서 기록한 골은 모두 3골인데 이것은 모두 한국을 상대로 넣은 것이며, 그 중에서도 이번 경기를 포함하여 두 번은 세트피스에 의한 골이다. 

 

이번 경기에서 중국팀의 분위기는 예전과 사뭇 달랐다.

단순한 투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한국을 상대할 것인지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엿보였다.

한국 수비의 뒷공간을 계속 파고들려고 했던 점, 약속된 세트피스에 의한 득점, 선제골 이후에도 빌드업을 강화하는 장면들, 중원 전력의 열세를 한 발 더 뛰는 악착같은 모습 등은 리피 감독 이후 확연하게 달라진 중국의 전술적 변화였다.

 

 

이번 중국전 패배로 한국팀의 남은 월드컵 최종예선은 가시밭길이 됐다.

아직도 우즈벡, 카타르 2번의 원정이 남아있고, 홈에서는 천적 이란과 맞붙어야 하며, 조만간 이런 심란한 분위기에서 시리아와 홈 경기를 치르게 된다. (시리아 역시 이번에 우즈벡을 1대0으로 꺾고 상승세 있다)

 

그리고 차분히 이번 경기를 복기해 보면,,

그렇다고 이번 경기를 중국이 특출나게 잘 한 것도 아니지만, 우리가 너무 못 해서 이번 경기를 통해 중국에게 '한국을 상대로 이기는 법을 알려 주면서 자신감까지 심어줬다는 것' 또한 뼈 아픈 손실이다.

  

결국 한국은 팀 분위기에서부터 중국에게 밀렸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대표팀의 팀 분위기가 왠지 이전과 달리 매우 좋지 못한 것으로 느껴진다.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이와 같은 이면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아무튼 이제 중국전 패배는 이미 지나간 기록이 되었다.

일단 목전으로 다가온 시리아와의 홈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것부터 생각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중국전 패배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상대팀에 따른 세밀한 전술적 대비가 중요하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아무런 대안도 없이 섣부른 슈틸리케 감독 경질론이나 선수들에 대한 비난은 아무런 실익이 없으므로 자제할 필요도 있다.

  

사실 그러고 보면 그동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과정이 마냥 순탄한 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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