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이세돌 9단이 제4대국 만에 인공지능 구글 알파고를 상대로 180 수 만의 불계승으로 첫 승을 거두었습니다.
그동안 인공지능인 구글 알파고에게 이세돌 9단이 내리 세번의 바둑 대국에서 패하자 새삼 '인공지능의 공습'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허탈함과 좌괴감, 그리고 인공지능이 대체할 일자리와 매트릭스와도 같은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 섞인 반응도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세돌 9단의 이번 첫 승리로 '기계를 상대로 한 인간 승리'라는 반가운 반응까지 보이는군요.
당초에는 (마케팅 측면에서) '인공지능의 도전'이란 타이틀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도전하는 듯한 뉘앙스로 시작됐지만, 기계의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경기 운영에 이 9단이 연속으로 완패하자, '기계를 상대로 인간이 승리를 거두기에는 역부족이다', '불공평한 도전이다', '인간을 대표해서 한 번쯤은 이겨줬으면 좋겠다'라는 여론으로 기류가 바뀌었습니다.
바둑의 최하위 18급에서 수억 번의 가상대국을 통해 다항 시간이 점점 빨라져 이세돌을 3판이나 내리 이길 수 있을 만큼 무서운 속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계산을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른 알파고가 이번에 이세돌 9단에게 패한 것은 아마도 다항 시간 내에 풀 수 있는 경우의 수인 집합의 크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란 추측을 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이세돌 9단의 이번 승리 요인과 의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측면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변수와 경우의 수에 대한 인간의 경험과 학습, 그리고 상대적으로 유연한 사고가 아직까지 기술 특이점을 넘어서지 않은 인공지능을 상대할 수 있다는 것과(이 견해는 역설적으로 만약 인공지능이 이러한 특이점을 넘어서게 된다면, 실제로 영화 '매트릭스'와 같은 상황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도 됩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불안한 여론 때문에 구글이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을 다소 낮추어 놓았을 것이란 음모론적 가능성이 함께 거론되고 있는 듯합니다.
아무튼 알파고의 인공지능은 최적의 경우의 수(알고리즘)를 찾는 수준이 이전의 그 어떤 것보다도 빨라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곧 바둑 뿐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 걸쳐 응용될 수 있는 것이므로 이제 인간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대체할 인공지능에 의해 특정 소수 이외에는 갈수록 피폐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이세돌 9단의 알파고에 대한 첫 승리는 비단 바둑대국 만의 문제가 아닌 위와 같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각별하지만, 매우 처연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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