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 필드/해외축구

저물어 가는 히딩크 시대

by 투필드 2015. 7. 1.

마침내 명장 히딩크의 시대도 저물어 가는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우리 대표팀은 조별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오레지군단 네덜란드에 철저히 난타 당하며 5대0 대패를 당했다.

 

네덜란드는 이미 우리팀을 완벽하게 제압한 상태에서도 '여유'라는 관용을 베풀지 않았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가혹할 정도로 몰아부쳤다.

도도하게 콧수염을 기른 적장은 골이 들어갈 때마다 거만한 세레모니를 펼쳤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프랑스월드컵 당시 적장이었던 바로 이 네덜란드 감독이 한국팀 감독으로 부임한다

이 사람이 바로 '거스 히딩크'다.

(당시 축구협회는 한국팀 감독 1순위로 프랑스의 '에메 자케'를, 2순위로 '거스 히딩크'를 염두해 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개최국 한국에게 '월드컵 4강신화'라는 결코 잊지 못할 영광과 추억을 선사해 주었고, 전세계 축구팬들에게는 강력한 인상을 각인시키며 충격적인 에피소드를 남겨주었다. 

각각 다른 나라의 대표팀을 이끌고 두 번의 월드컵에서 연이어 4강의 업적을 이룬 히딩크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호주팀을 16강으로 이끌었고 첼시 감독을 병행하는 등.. 명실공히 세계적인 명장의 반열에 오른다

  


그러나 '차면 기운다'라는 말처럼 이제 히딩크는 지도자 생활 38년 만에 쓸쓸한 퇴장을 맞이하게 된듯 하다.

다시 맡게 된 네덜란드 감독직을 스스로 사임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이후 루이스 판 할 감독에 이어 네덜란드 감독을 맡을 때만 해도 히딩크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높았다.

그러나 부임 이후 치른 10경기에서 4승 1무 5패의 부진한 전적을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2016 유로 예선 A조에서 체코는 물론 아이슬란드에게도 밀리는 3위에 랭크되어 본선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 가장 직접적인 사퇴의 요인이 되었다.

  

작년 11월 히딩크의 한국 방문에 대해서도 시니컬한 반응을 보일만큼 네덜란드 언론도 더 이상 우호적이 않으며,, 

일각에서는 선수단을 장악하는 면모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우리가 알고 있던 히딩크의 모습이라고 하기엔 너무 생소하게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최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히딩크의 38년 지도자 생활을 평가할 때.. 

어쨌든 그가 성공한 지도자였다는 사실만큼은 별다른 이견이 없다.

그리고 이제는 현직에서 물러나도 어색하지 않을 연륜을 지녔기에 이대로 은퇴를 하게 될 수도 있다.

 

단지.. 

우리에게 더 없이 값진 선물과 소중한 추억을 안겨준 은인이었기에 그의 은퇴가 '유종의 미'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을 뿐이다.

그래서 이번 히딩크의 사퇴가 더욱 아쉽고 쓸쓸하게 느껴진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