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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필드/축구

[한국vs브라질 평가전] 패배보다 값진 수확, 그리고 아쉬웠던 부분들

by 투필드 2013. 10. 13.

브라질 평가전에서 얻은 수확, 하지만 지동원의 기나긴 부진와 원톱 부재에 대한 아쉬움

 

 

최고의 경계를 경험할 수 있었던 브라질과의 평가전

 

오랜만에 접하는 명품 경기였기 때문이었을까요?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는 상암월드컵경기장 입장권 매진과 만원 관중을 불러들였고 2002년 독일과의 준결승전 이래 최대 관중이 운집하였으며 18.9%라는 비교적 높은 시청율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브라질을 상대로 한 우리 대표팀에 대한 경기력의 기대감도 높았습니다.

비록 경기결과는 0대2로 패했지만, 주축 선수들이 모두 가동된 세계 최강팀 브라질을 상대로 여러가지 가능성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눈에 띈 가능성은 일단 패싱력과 홀딩력으로 대변되는 기성용-한국영 중원조합입니다.

이러한 조합은 시너지 효과가 아니면 엇박자가 나기 마련인데,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기성용-한국영 조합의 호흡과 밸런스는 성공적이었습니다.

 

한국영은 전방과 중원을 아우르며 브라질의 파상공세를 적극적으로 차단해냈습니다.

평가전임을 감안했을 때, 본선에서는 경고를 주의해야 할 과제를 안기도 했지만 한국영의 홀딩력은 기성용의 플레이롤을 극대화시켜 주는 상승효과를 가져다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대표팀에 복귀한 기성용은 버거운 브라질의 미드필드진을 상대하면서도 정확한 패스와 경기조율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단적인 예로 기성용이 볼을 소유했을 때 그나마 비로소 전방 패스가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영의 가세와 기성용과의 조합이 브라질을 상대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면서 우리 대표팀은 이들 조합 외에도 하대성, 이명주, 박종우, or 구자철(상황에 따라) 등이 포진된 역대 최강의 미드필드진을 구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두 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홍정호-김영권 센터백 라인과 예상 외로 김창수-박주호 조합 대신 가동된 김진수-이용 윙백라인 역시 대표팀에서의 경험부족을 감안하고 본다면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는 받을만 합니다.

 

물론 네이마르의 세트피스에 의한 골은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후반 4분 파울리뉴의 단 한 번의 쓰루패스에 의해 오프사이드 트랩이 무너지면서 오스카에게 골을 허용한 장면은 반드시 보완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청용과 김보경은 단테-다비드 루이스-다니엘 아우베스-마르셀루로 포진된 브라질의 수비진을 유린하기엔 역부족이었지만, 그래도 전혀 위축됨 없이 적극적이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공격시 연계플레이가 가능하고 상대 수비진을 흔들며 한 방을 해결할 수 있는 원톱의 부재는 우리 대표팀 공격의 취약한 아스킬레스건을 드러내며 여전히 진한 아쉬움을 갖게 했습니다.

 

원톱으로 나선 지동원은 상대 수비진에 의해 전혀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고 후반전 중반 이후 활동량이 많은 이근호가 투입되면서 그나마 다소 활발한 움직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상 유일하게 남아있는 원톱 자원인 지동원의 이러한 기나긴 슬럼프는 마땅한 원톱 자원의 부재와 구자철의 포지션 대체로 인한 부진 등의 부작용 등으로 홍명보호의 가장 큰 미해결 과제로 여전히 홍명보호감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팀의 원톱 자원의 부재와 지동원의 기나긴 부진

 

지난 시즌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신화를 작성했던 지동원은 올 여름 원소속팀 선덜랜드로 복귀한뒤 오히려 임대 전보다도 자신감을 더욱 상실한 모습입니다. 

지동원의 이러한 소속팀에서의 부진은 우리 A대표팀에서의 부진한 경기력으로 고스란히 이어지면서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는데, 지동원은 현재 뿐만 아니라 향후 한국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주요 공격자원 중의 하나라는데 그 안타까움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 지동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 회복입니다.

이번 브라질전에서 지동원과 관련된 모습 중 가장 아쉬웠던 장면들은 패스를 이어받고 돌아서지를 못한다는 것입니다.

지동원 바로 뒤에는 수비수 한 명이 그냥 서 있었을 뿐이고 나머지 브라질 수비수들은 다른 한국 선수들을 경계하며 공간으로 넓게 포진된 상태였기 때문에 지동원이 패스를 받아 돌아서서 직면한 수비수와 경합을 하든지 동료와의 연계플레이를 통한 공간 돌파를 시도했어야 하는데 그저 반사적으로 소극적인 백패스를 하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안쓰러움마저 느끼게 합니다.

  

위건 임대를 거절한 박주영은 아예 논외로 하고 국내파 원톱 자원들은 몇 차례 시험을 해봤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이근호, 구자철, 손흥민 등은 정통 스트라이커 자원은 아니어서 이제 홍명보호에 남은 원톱 자원은 사실상 지동원뿐입니다.

  

이번 브라질전에서 우리 선수들은 역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위축되지 않고 적극적인 경기를 펼쳤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팀플레이는 이제 공격의 정점을 담당해야 할 지동원이 자신감을 회복해야 비로소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브라질월드컵까지는 앞으로 약 8개월, 아무리 지동원이 현재와 미래의 유망한 공격자원이라고 해도 이제는 더 이상 많은 시간이 주어져 있지 않습니다.

  

어쩌면 15일 말리전이 지동원에게는 자신감과 경기감각을 회복하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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