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이었던 알제리전은 실패를 몰랐던 홍명보감독의 작품이었을까?
알제리전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고 싶지 않을 정도입니다만, 알제리전에서(특히 전반전) 우리팀은 왜 그렇게 무기력하게 패했을까요?
지금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좌우 윙백을 제외한다면 역대 대표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경기력 측면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 선수들임에는 틀림없습니다만, 선수들 개개인도 자기관리, 자심감, 기본기, 정신력 등에서 분명 참패의 문제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크고 직접적인 책임은 바로 홍명보감독에게 있습니다.
홍명보감독은 선수 시절 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도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고 실패 또한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홍명보감독이 요행과 운으로 그동안의 화려한 이력을 이루어낸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축구 천재라는 선수들의 말로가 순탄치 않았지만, 홍명보감독은 달랐습니다. 그만큼 철저한 준비와 자기관리로 지금의 위치에 올라섰습니다.
이러한 행보는 분명 홍명보감독의 장점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만큼은 이러한 장점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한듯 합니다.
홍명보감독은 지도자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지만, 황선홍감독처럼 장기레이스를 펼치며 온갖 궂은 상황과 악조건을 다 겪어내는 K리그 클럽팀 감독을 맡은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익숙한 선수가 아니면 확신과 신뢰를 갖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홍명보감독은 자신의 원칙을 깨는 것도 원칙으로 만들 수 있는 카리스마와 의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러한 신념은 수 많은 실험과 외유에도 불구하고 익숙한 엔트리와 전술만을 고집하는 경직성을 야기했습니다.
이는 오히려 패턴의 실종을 가져왔고 급격히 변화하는 세계축구의 새로운 트렌드를 인지하지 못하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그동안 실패를 모르고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동메달까지 획득하는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던 홍명보감독의 성공 루트와 신념이 정작 대망의 월드컵을 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 오히려 자승자박의 결과를 초래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알제리전을 계기로 한국축구의 발전적 측면에서 문제점을 되짚어 본다면,, 홍명보감독의 책임 외에도 K리그에 대한 팬들의 무관심, 대표팀 성적에만 일희일비 하는 팬들과 언론, 그리고 보다 넓게 보자면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있는 심각한 파벌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팀은 아직 벨기에와의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브라질월드컵에서 우리팀은 이제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 상황입니다.
경우의 수고 뭐고 간에 벨기에와의 일전에서 승패를 떠나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향후 가능성이나마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후회없는 경기를 펼쳐야 합니다.
그리고 이번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전 참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5년 호주 아시안컵에서 반드시 우승하고 다음 월드컵을 착실하게 준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