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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필드/해외축구

일본 탈락, 그 화려함 이면에 감춰진 일본축구의 딜레마

by 투필드 2015. 1. 24.

일본 탈락, 그 화려함 이면에 감춰진 일본축구의 딜레마

  

  

이란에 이어 디펜딩 챔피언 일본이 UAE에게 8강전에서 덜미를 잡혀 탈락하면서 2015 호주 아시안컵 4강 진출이 좌절되었습니다.

  

일본은 이번 대회 최대 복병으로 꼽히는 UAE와의 8강전에서 일방적인 듯한 경기 내용을 선보였지만, UAE의 효율적인 역습에 크게 흔들렸고 급기야 선제골을 내주면서 힘든 경기를 펼친 끝에 결국 승부차기 패배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조별리그 세 경기만을 놓고 보면 일본은 이번 호주 아시안컵 출전국들 가운데 가장 화려하고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호주와 더불어 아시안컵 우승에 가장 근접한 팀으로 손꼽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속칭 '꿀조'라 불릴만큼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약체들로 이루어진 D조에 편성되어 조별예선에서 화끈한 경기력을 선보이기는 했지만, 정작 토너먼트에 이르러서는 의외로 고전할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일말의 우려가 바로 UAE와의 8강전에서 노출되면서 그동안 그 화려한 플레이의 이면에 감춰진 일본축구의 딜레마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일본축구의 감춰졌던 문제점을 간단히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전통적인 문제점이기도 한 정통스트라이커 부재와 골 결정력의 부재

2. 노장 엔도 야스히토에게 편중된 중원 의존도 딜레마

3. 주전 스쿼드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 비주전과의 격차가 큰 엔트리)

4. 세대 교체의 미완성

5. 혼다, 가가와 같은 절대 에이스를 대체할만한 자원의 부족

6. 화려한 점유율 축구에 비해 비효율적인 결과

   

물론 이러한 일본축구의 문제점 중의 일부는 우리 한국팀에게도 내재된 문제점일 수도 있고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1~3번까지의 사항은 현재 일본팀이 안고 있는 가장 두드러진 잠재적 불안 요인입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정통 스트라이커 빈곤에 시달려 왔습니다. 오카자키나 혼다, 그리고 가가와도 정통 원톱 스트라이커로 보기엔 무리가 있으며, 이에 일본은 선 굵은 축구보다는 세밀한 기술과 패싱력을 바탕으로 한 미드필드 장악을 팀컬러로 한 축구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러한 팀컬러는 일단 보기에는 매우 화려하며 그 어느 팀과 경기를 하더라도 자신만의 색깔을 구사하는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단기 토너먼트에 있어 결정적인 한 방이 승부를 결정짓는 순간에 종종 분루를 삼켜야 하는 아쉬운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혼다와 가가와 같은 에이스의 부진에 따라 이를 대체할만한 자원이나 전술적 팀컬러가 없다는 것도 일본팀이 안고 있는 딜레마 중의 하나입니다.  

특히 수비형MF 하세베와 공격형MF 가가와 사이에서 패스 연결고리를 맡을 확실한 자원인 노장 엔도를 대체할 자원이 없다는 것 또한 일본이 고심하는 아킬레스건입니다.  

물론 일본이 이번 UAE와의 경기에서는 체력이 저하된 엔도를 시바사키로 교체하여 동점골까지 기록하긴 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지런한만큼의 근본적인 성과를 이루어내지는 못했습니다.

  


일본이 세대 교체에 실패한 것인지, 아니면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심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러한 일본의 딜레마는 이번 호주 아시안컵에서 멀티 능력을 갖춘 자원들을 선발하고 거의 모든 엔트리를 경기에 출전시키며 경기 도중 시프트 카드와 전술적 변화를 꾀했던 한국과는 상당히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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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번 UAE전의 결과로 일본이 탈락함으로써 강력한 우승후보군 가운데에서는 한국과 호주만 남게 되었습니다. 

물론 일본, 이란의 탈락이 마냥 홀가분한 것만은 아니지만, 이러한 상황은 더 이상의 이변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우리 한국팀에게는 분명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팀은 일단 이라크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다면 반세기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방심하지 않는 한 결코 질 수 없는 이라크를 잡고, 무늬만 아시아인 홈팀 호주와 다시 한 번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펼쳐 우리가 승리할 수 있도록 체력과 컨디션을 안배하고 투혼과 집중력을 발휘하여 이번에는 반드시 우승할 수 있기를 다시 한 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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