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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필드/축구

4강 진출의 관문 우즈벡전 승리와 슈틸리케의 전술적 변화

by 투필드 2015. 1. 23.

한국 4강 진출의 관문 우즈벡전 승리와 슈틸리케의 전술적 유연성

  

  

손흥민의 두 골, 기성용 시프트의 가동, 차두리의 돌파, 김진수의 오버래핑, 박주호의 중원 장악, 이근호의 활동량, 곽태휘의 공중볼 경합 승리, 포백라인의 안정, 오늘도 이어진 김진현의 슈퍼세이브 등..

연장 혈투로 이어진 우즈벡과의 8강전은 투혼과 집중력을 잃지 않은 모든 선수들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승리였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을 전술적인 유연성으로 운용하여 지한파를 자처하던 우즈벡을 당황하게 만든 것은 바로 슈틸리케 감독의 지략이었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구자철을 대신하여 투입된 남태희를 제외하면 호주전과 거의 같은 선발 라인업과 이정협이 경합하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는데,,

이는 우즈벡 역시 이미 예상한 한국팀의 스쿼드였기 때문에 우즈벡은 중원이 역삼각형으로 포진한 형태의 4-3-3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전방부터 강력한 압박을 시도하다가 여의치 않으면 곧바로 내려와 그물망처럼 촘촘한 수비라인을 구축하며 한국이 우즈벡의 늪축구에 말려들게 하는 전술을 구사했습니다.

  

우즈벡은 자신들의 역습이 여의치 않고 한국에게 계속 점유율을 내주면서 경기가 득점 없이 이어지게 되자 연장, 혹은 승부차기 승부로 끌고 가려는 의도가 역력했습니다. 

 

이를 간파한 슈틸리케 감독은 세밀하고도 중점적인 전술적 변화를 한 경기에서 세 번씩이나 도모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변화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다소 파격적인 시도여서 이를 시도한 감독이나 이러한 감독의 전술적 의도를 완벽히 이해하고 수행해 낸 선수들 모두에게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습니다.

  


 

전술적 유연성으로 경직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슈틸리케 감독의 첫 번째 카드는 바로 후반 24분 경 차두리의 교체 투입이었습니다.

오른쪽 윙백으로 선발 투입된 김창수가 우즈벡 윙백의 공격 가담을 완벽히 저지하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오버래핑이 위축되자 한국팀의 측면 공격루트가 왼쪽으로 편중되는 부분을 바로잡는 카드로서 차두리가 투입된 것이죠.

  

이 카드는 100% 적중하여 차두리가 투입된 이후부터는 우즈벡의 윙백들이 아예 섣불리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고, 차두리는 마침내 폭풍 드리블을 통한 손흥민의 추가골을 어시스트 함으로써 우즈벡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상실하게 만들면서 한국의 4강 진출을 확정시켰습니다.

  

물론 오늘 손흥민의 선제골을 어시스트 한 김진수가 그나마 왼쪽라인에서 활발하게 오버래핑을 시도하며 적극적인 공수 가담을 하면서 차두리가 투입된 이후 좌우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슈틸리케 감독의 두 번째 카드는 바로 '기성용 시프트'의 가동이었습니다.

한국영이 이정협과 교체되어 들어가 박주호와 '더블볼란치'를 구성하며 홀딩 역할을 맡게 되자 기성용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되어 김진수-차두리 좌우 윙백들과 더불어 활발하게 우즈벡의 그물망 수비진을 유린하게 시작한 것이죠.

 

 

손흥민-남태희-이근호로 구성된 공격진 또한 기성용의 가세로 한층 더 적극적인 공격 전개를 펼치게 됨으로써 우즈벡의 수비진을 혼란스럽고 피곤하게 만들었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의 마지막 카드는 바로 장현수의 투입이었습니다.

많은 활동량으로 지친 이근호가 장현수와 교체되자 손흥민이 최전방 원톱 포지션에 위치하고 손흥민이 담당한 왼쪽 측면에 기성용을 배치한 것입니다.

 

기성용이 한 경기에서 세 번이나 포지션을 바꾸어 가며 나중에는 윙어로 뛰는 이러한 전술적 유연성은 그동안 경직된 전술 포지션에서는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변화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오히려 감춰져 있던 강점까지 발휘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으며, 한국을 훤히 꿰뚫고 있다고 자부하던 우즈벡 수비진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는 곧 손흥민의 두 골과 득점 과정 전후를 살펴보면 잘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일 것입니다. 

  

비록 아시안컵이라는 메이저 대회에 참가하고 있긴 하지만, 부임한 지 얼마 되지않은 슈틸리케 체제 하의 우리팀은 아직까지 완성 과정 속에 있는 미완의 팀입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악재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팀은 그러한 부정적인 요인들을 극복해 가며 마침내 4강에 진출했고 이제 반세기만의 아시안컵 우승 길목에 한층 더 다가섰습니다.

  

 

이처럼 4강 진출의 최대 고비처였던 우즈벡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었던 데에는 물론 선수들의 투혼과 단합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이번 우즈벡전에서 보여준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적 유연성 또한 신선하고도 절묘한 선택이었으며,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이제는 또 다른 난적(이란? or 이라크?)이 기다릴 4강전을 대비해야 합니다.

우즈벡과 연장 혈투를 치렀던만큼 남은 시간 동안 컨디션 조절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4강전 상대팀에 대한 전술적 대안과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합니다. 

 

부디 우리 대표팀이 마침내 반세기만에 아시안컵의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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