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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필드/축구

[한국 러시아전] 공간을 지켜냈으나 아쉬웠던 결과

by 투필드 2014. 6. 19.

[한국 러시아전] 공간을 지켜내며 최선을 다했으나 아쉬웠던 결과

   

   

러시아와의 일전에서 만약 이근호의 선제골을 지켜냈더라면 정말 최상의 결과를 이루어냈을테지만, 어쨌든 우리 대표팀은 귀중한 승점 1점을 확보했습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상대적으로 적은 스코어, 수비에 중점을 둔 미드필드 공방 등으로 다소 지루할 수도 있었던 경기였지만, 이번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는 전술적·체력적 측면에서 매우 치열한 대결이었습니다.

 

  

러시아는 상대가 확연히 약체라는 것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일단 자기 진영에서 수비를 견고히 한 뒤 공을 빼앗아 빠르게 역습을 하는 팀입니다.

일종의 그물망 같은 트랩을 형성하여 상대를 걸려들도록 유인한 뒤 카운터어택 한 방으로 상대의 진영을 무너뜨리는 전형적인 역습플레이를 펼치는 것이죠.

 

우리팀 역시 이런 러시아의 함정에 걸려들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함께 트랩을 형성하고 공격을 위한 볼소유를 러시아보다 길게 가져가면서 체력 안배의 우위를 점했습니다.

수비 또한 전반적으로 최근 평가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조직적인 모습을 보였고, 미드필드 진영에서부터 러시아의 배후를 노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결국 상대의 전략을 잘 아는 양팀은 활발한 공격전개에 의한 치열한 공방전 대신 공간을 지키며 상대를 압박하고 역습의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지리한 공방이었을지 모르나 언제라도 일촉측발의 상황이 발생할 것만 같은 조마조마한 경기였죠.

    

우리팀은 영리하게 인내하며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펼치고자 노력했고 무모한 프레싱보다는 공간을 지켜내며 러시아가 지치기를 기다리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역습에 이은 이근호의 골로 모종의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하지만 아쉬웠던 부분도 있습니다.

홍정호가 교체되어 나간 뒤 체력적 우위를 발휘하기도 전에 수비집중력이 일시 흐트러지면서 오히려 수세에 몰리다 골을 허용한 것과 러시아 배후로 들어가는 공간침투와 패스가 부족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윙백들의 공격가담이 자제된 결과이긴 하지만, 박주영의 움직임이 후반 투입된 이근호만큼 날카롭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가장 아쉬우면서도 어이없는 부분은 바로 월드컵 초보 심판에게 기성용, 구자철, 손흥민.. 이 주축 선수들이 무더기로 경고를 받은 것입니다.

아무리 다시 봐도 경고감이라고 할 수 없는 장면에서 이 아르헨티나 출신 월드컵 초짜 감독은 한국 선수들을 상대로 옐로우카드를 남발하며 월드컵 데뷔 무대에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려 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는 H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이미 벨기에에 의해 1패를 안고 있는 알제리의 결연한 도전을 이겨내야 합니다.

  

알제리와의 일전은 러시아전과는 그 양상이 판이하게 다를 것입니다.

양팀 모두 승점 3점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에 무게를 두며 치열한 공방전을 펼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우리에게도 많은 기회가 올 것으로 보입니다.

후반전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는 알제리는 빠른 측면을 이용하여 초반부터 선제골을 노리며 기선을 잡으려 할 것이기 때문에 경기 초반의 집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합니다.

 

 

오늘까지 펼쳐진 경기 중에서 스페인이 칠레에게 유린당하며 2패로 예선탈락이 확정되고, 스페인을 5대1로 꺾었던 네덜란드가 승점자판기로 여겼던 호주에게 아주 혼쭐이 난 장면들을 보면서 그 어떤 변수와 결과도 가능한 것이 바로 월드컵 무대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또한 우리팀의 선전에 더욱 기대를 걸게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제 알제리를 상대로 통쾌한 승리를 거두고, 같은 아시아 대표인 호주처럼 벨기에와 후회없는 일전을 펼쳐 16강 토너먼트에 꼭 진출하길 기대하며 열렬히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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